물가 치솟고 미국의 빅스텝에 한은 이례적 기준금리 연속 인상

신호경 / 2022-05-26 09: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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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5% 육박…기대인플레까지 3% 훌쩍 넘어
연준, 이달초 이어 2∼3차례 추가 빅스텝 가능성
▲ [그래픽] 기대인플레이션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집계됐다.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 [그래픽] 소비자물가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통계청이 3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하는 이창용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5.26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물가 치솟고 미국의 빅스텝에 한은 이례적 기준금리 연속 인상

물가상승률 5% 육박…기대인플레까지 3% 훌쩍 넘어

연준, 이달초 이어 2∼3차례 추가 빅스텝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6일 약 15년 만에 처음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가까이 치솟은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까지 이달 초 빅 스텝(한꺼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 두 나라의 기준금리 역전이 임박하자 금통위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 커지는 인플레 불길…물가 13년반, 기대인플레 약 10년만에 '최고'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린 것은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금통위가 이례적으로 한 달 만에 다시 인상에 나선 것은, 그만큼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도 10여 년 만에 처음 겪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당장의 물가 급등뿐 아니라 경제 주체들의 강한 물가 상승 기대 심리도 문제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인데, 이 수준이 높아질수록 경제주체들은 향후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높여 물가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을수록 임금 인상 압력도 커진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도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올랐다. 1년 전인 작년 4월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9.2%에 이른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커진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중국의 락다운(봉쇄) 영향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보복 소비 수요 증가,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의 물가 자극 요인이 있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5일 "물가 상승, 성장 둔화가 모두 우려되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 따라서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계속될 텐데, 다만 어떤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릴지는 데이터가 나오는 것을 보고 금통위원들과 논의하겠다"며 물가 대응 차원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 한미 기준금리 역전도 발등의 불…자금유출·환율상승·물가상승 우려

미국의 추가 빅 스텝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기준금리 인상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빅 스텝을 밟아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에서 0.75∼1.00%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당시 한국(1.50%)과 미국(0.75∼1.00%)의 기준금리 격차는 0.50∼0.75%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을 웃돌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더구나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면 해외자금의 이탈과 원/달러 환율 급등, 이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은 더 커진다.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당초 기준금리 상단을 연말 3% 정도로 전망했는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등을 고려하면 3%대 중반까지 올라갈 것 같다"며 "한은도 여기에 대응해 상단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금통위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두 나라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하지만 앞으로 수개월 내 미국이 두 차례 정도만 빅 스텝을 더 밟아도 두 나라의 금리 격차는 거의 없어지거나 오히려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은 상태로 역전될 가능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실제로 연준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대부분의 참석자는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두어 번의 회의에서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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