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황실문화원 "도쿄 영친왕 부부 저택 환수운동 추진"

박상현 / 2022-05-08 13:11:52
  • facebookfacebook
  • twittertwitter
  • kakaokakao
  • pinterestpinterest
  • navernaver
  • bandband
  • -
  • +
  • print
1930∼1954년 거주 장소…황사손 이원 씨 "모금 활동 나설 것"
"궁중문화축전서 외국 왕실 공연 열어 문화교류 촉진해야"
▲ 이원 대한황실문화원 총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이원 대한황실문화원 총재가 6일 창덕궁 돈화문 앞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옛 이왕가 도쿄 저택 [도쿄도문화재정보DB 누리집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한황실문화원 "도쿄 영친왕 부부 저택 환수운동 추진"

1930∼1954년 거주 장소…황사손 이원 씨 "모금 활동 나설 것"

"궁중문화축전서 외국 왕실 공연 열어 문화교류 촉진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대한황실문화원이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 부부가 일본 도쿄에서 24년간 거주한 저택의 환수 운동을 추진한다.

대한제국 황사손(皇嗣孫·황실 적통을 잇는 사람) 이원 대한황실문화원 총재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 인근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영친왕과 영친왕비가 살았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는 도쿄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 클래식 하우스를 환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은 영친왕 아드님인 이구 황태손이 출생하고, 영친왕 부부가 대한제국 황실 사람들과 소통한 곳"이라며 "환수를 해야 할 명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종의 일곱째 아들인 영친왕(1897∼1970)은 1926년 이복형 순종이 세상을 떠나자 이왕(李王)이 됐다. 그에 앞서 1920년 일본 왕족 나시모토미야 마사코(梨本宮方子·이방자)와 혼인했다. 어린 시절부터 일본에서 생활한 영친왕은 일본 육군 장교를 지냈다.

영친왕 부부는 현재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 클래식 하우스로 불리는 전형적인 서양식 건축물에서 1930년 3월부터 1954년 9월까지 생활했다. 대한황실문화원이 확보한 일본 등기부 등본 자료에 따르면 부부가 건물을 소유한 기간은 1924년 6월부터 1952년 6월까지다.

이 건물은 일본 세이부(西武) 철도가 4천만 엔에 매입한 뒤 1955년부터 호텔로 활용했다. 이어 호텔 영업이 종료된 2011년 '옛 이왕가 도쿄 저택'(舊李王家東京邸)이라는 명칭으로 도쿄도 유형문화재가 됐다. 보수 공사를 거쳐 지금은 레스토랑과 연회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총재는 고종 다섯째 아들 의친왕 손자로, 이구 씨가 2005년 후사 없이 숨을 거두자 그의 양자가 됐다. 족보상으로는 영친왕이 친조부가 되는 셈이다.

이 총재는 해방 이후 영친왕이 한일 양국으로부터 냉대를 받았고, 가산을 팔아 생활비를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영친왕비는 회고록 '세월이여 왕조여'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도쿄 우리 집을 빼앗으라고 했다"며 "일본 정부가 아닌 개인에게 팔 수밖에 없었고, 중개인 농간으로 사기까지 당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가 영친왕이 일본에서 소유했던 부동산 약 40건 가운데 도쿄 저택을 환수 대상으로 삼은 계기는 지난 2월 이곳에서 개최된 영친왕 부부 성혼(成婚) 100주년 기념식이었다. 본래 부부의 결혼 100주년은 2020년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행사가 2년 미뤄졌다.

"뿌리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쿄 저택은 볼모처럼 일본에 끌려간 영친왕의 삶이 깃든 문화재예요. 전주이씨 종친들을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벌이고, 기업 후원도 요청하려고 합니다. 미국 워싱턴 대한제국공사관처럼 환수한다면 일본에서 한국을 알리는 거점으로 쓸 수 있을 겁니다."

이 총재는 이전에도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대한제국 투구와 갑옷 환수를 추진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유물들은 고종 유품으로 알려졌다. 영친왕 저택 환수도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필요성만은 환기하고 싶다고 했다.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주요 인물의 제사를 지내고 있는 이 총재는 대표적인 고궁 축제로 자리 잡은 궁중문화축전에서 외국 왕실 공연을 열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대한황실문화원은 궁중문화축전 주관 기관으로 참여하기도 했고, 10일 시작하는 이번 축전에서도 조선시대 궁녀를 조명한 온라인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 총재는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궁중문화축전에 각국 왕실과의 교류 행사를 도입하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대로 우리나라 왕실 콘텐츠를 담은 공연이 외국 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